2024년 5월 19일(일)

장애인·노인 일자리 만드는 건 기본, 복지 비용도 확 줄여

1세대 사회적기업의 임팩트
기초생활 수급자 채용해 복지에 쓰일 예산 줄이고
취약 계층 간병 서비스로 간병의 質 향상시키기도

229억4131만원. 지난 10년간 아름다운가게가 만들어 낸 ‘나눔 수치’다. 연초가 되면, 대부분의 영리기업은 한 해 매출을 목표로 세우지만, 아름다운가게는 올해 얼마나 사회적 목적을 위해 ‘돈을 쓸 것인지’ 목표 금액을 세운다. 2011년부터 재무제표 외에 ‘나눔 보고서’를 만들고 있다. 2012년 매출은 약 230억원. 그중 저소득층 학비, 의료비, 주거비 후원 등 빈곤·소외 계층을 지원하는 데 12억6003만원, 공익 활동 지원 사업에 8억3297만원 등 총 30억9906만원을 이웃과 나눴다. 박병혁 아름다운가게 정책국장은 “일반 기업은 당기순이익 성장이 최우선이지만 사회적기업의 성장은 ‘수익 나눔’에 있다”면서 “2014년의 목표는 매출 290억, 수익 나눔 40억”이라고 했다.

1세대 사회적기업들이 만들어낸 ‘임팩트(Impact)’는 무엇이 있을까. 전자·전자 폐기물을 재활용해, 취약 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 ㈜컴윈. 전체 근로자 28명 중 17명이 장애인·저소득층·고령자 등 취약 계층 근로자다.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경기자활공동체협회·안산지역자활센터 등 지역사회에 10억3356만원을 기부했다(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2012년 기준 경영 공시 자료). 권운혁 ㈜컴윈 대표는 “연간 컴퓨터 3만대, 프린터 10여만대 정도를 적정 처리해 재활용하면서 지구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중요한 임팩트”라고 했다.

취약 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국가 복지 예산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친환경 건물 청소 업체 ㈜함께일하는세상은 취약 계층 근로자 15명을 고용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 가정 우선 고용이 원칙이다. 이철종 대표는 “정부에서 4인 가족 기준, 연간 최저생계비로 1800만원의 복지 예산을 쓰고 있으니 예산을 매년 2억원가량 절약하는 것”이라고 했다. 취약 계층 근로자 1명이 10년간 이곳에서 일을 한다면, 20억이 넘는 복지 예산을 줄이는 셈이다.

다솜이재단 제공
다솜이재단 제공

다솜이재단은 25개 병원에서 공동 간병실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간병 서비스 요금을 약 40% 낮췄다. 3교대 근무를 도입해, 간병의 질을 높이기도 했다<사진>. 취약 계층 환자 대상으로는 무료 간병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지금까지 20만명 정도가 이 혜택을 받았다. 이 사회적 가치를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지난 7년간 임팩트 약 271억원을 창출했다(가톨릭대 경영학과 라준영 교수 검수, 2013). 김승화 다솜이재단 사업팀장은 “정부가 감당해야 할 사회복지 서비스 영역을 민간 차원에서 ‘괜찮은 일자리’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고민을 해왔다”면서 “사회적기업이 만들어내는 임팩트는 1차적인 고용 확대 측면뿐만 아니라 2차, 3차로 이어지는 경제·사회적 파급효과가 있다”고 했다.

김경하 기자

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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