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7일(화)

베이비붐 세대에 새 빛… 창업지원 센터 마련

SK텔레콤

“할 일이 없다.” 청년실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의 외침이다. 청년들이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3포세대’라면, 은퇴전문가들은 베이비부머를 ‘4무(無)세대’로 본다. 할 일이 없고, 갈 곳이 없고, 함께 놀 친구가 없고, 벌어놓은 돈이 없다는 것. 2010년 이후 베이비부머가 총인구의 15%에 육박하는 7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 창업지원 공간 인 명동‘행복창업지원센터’오픈식 현장. /SK텔레콤 제
베이비붐 세대 창업지원 공간 인 명동‘행복창업지원센터’오픈식 현장. /SK텔레콤 제공

유승균(53)씨는 H기업 연구소,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등에서 30여년간 일한 부품소재개발 전문가다. 그는 휴대폰 중계기(통신 신호를 증폭하는 기기) 부품인 캐비티 필터(Cavity Filter)를 개발했다. 하지만 창업을 하기엔 두려움이 앞섰다. 직접 개발한 제품이 정말 시장경쟁력이 있는지, 상용화가 가능한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 유씨에게 자신감을 준 것은 SK텔레콤의 베이비붐 세대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이하 ICT) 기반 창업 지원프로그램인 ‘브라보 리스타트’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부터 명동에 ‘행복창업지원센터’를 마련, 유씨와 같은 이들에게 6개월 동안 공간을 무상 제공하고 창업자금(2000만~최대 1억원)을 지원했다. 10팀 모집에 232개 팀이 신청해, 20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승희 SK텔레콤 CSR팀 매니저는 “ICT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의 전문성을 살려 베이비부머의 고부가가치 창업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10개 팀에 개별적으로 전담 멘토도 지원한다. IT분야 창업·인큐베이팅·전문기술을 지닌 외부 전문가 한 명과 SK텔레콤 사내 전문가(프로보노) 한 명을 멘토진으로 꾸렸다. 유씨는 “제삼자인 멘토들이 객관적으로 보완할 점을 지적해주니 사업 모델이 더 발전했다”고 했다. 유씨의 멘토로 활동한 이기혁(51·SK텔레콤 IT기술원 IT Application팀)씨의 만족도도 높다. 이씨는 “창업가가 가진 ‘꿈과 열정’은 직장인에게 자극제가 됐다”면서 “기업이 가진 노하우와 역량을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있어 회사에 대한 신뢰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창업가들의 개인별 심리 진단 및 심리 워크숍도 더해졌다. 이승희 매니저는 “베이비붐 세대의 특징은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고 실패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며 “가정과 직장에서 갖는 스트레스를 풀어 드리고자 마련했다”고 했다. 상담은 심리전문가인 정혜신 마인드프리즘 대표(정신과전문의)가 맡았다. 이번이 세 번째 창업인 김대진(49)씨는 “실패의 두려움을 넘어 열정과 자신감을 다시 찾게 됐다”고 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0일 행복창업지원센터 포털(http://www.sktincubator.com)을 오픈하면서 창업 생태계 지원에 나섰다. 부서마다 개별 운영되던 창업 지원 사업을 모아 체계적인 창업 지원 프로세스를 확립하게 된 것. 예비 창업가 및 신생 기업들은 포털을 통해 ICT 개발 기술과 인프라 지원(T open lab), ICT 서비스 및 앱 개발을 위한 개발도구(T developers·10월 베타 오픈) 제공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한편 오는 27일부터 행복창업지원센터 포털을 통해 베이비부머의 창업을 지원하는 ‘브라보 리스타트’ 2기 모집이 시작된다. 공모 대상은 만 45세 이상 예비 창업가(1969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 및 초기 창업가(창업 3년 미만)로, 법인은 대표자가 만 45세 이상이면 신청이 가능하다. 모집 기간은 2014년 1월 3일까지다.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1호 2024.3.19.

저출생은 '우리 아이가 행복하지 않다'는 마지막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