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화)

노래로 율동으로 보험 이야기… 경제관념 투철한 뮤지컬이 왔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어린이 금융보험뮤지컬 ‘롤러코스터 미러’

금융 상식 부족이 위기 불러, 어린이 금융보험뮤지컬로
학생들 관심 불러일으켜… 올해 교육인원 6만여명에 달해

교사들 직무연수도 실시…내년엔 연 4회로 확대

작년 한 해 어린이 금융보험 뮤지컬 ‘롤러코스터 미러’를 관람한 초등학생은 2만2136명에 이른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제공
작년 한 해 어린이 금융보험 뮤지컬 ‘롤러코스터 미러’를 관람한 초등학생은 2만2136명에 이른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제공

전라남도 해남 땅끝마을에서 배를 타고 30분을 가면 나타나는 섬 노화도. 지난 9월 13일, 극단 ‘문화팩토리 마굿간’팀이 인적 드문 작은 섬을 찾았다. 금융 보험 뮤지컬 공연을 위해서다. 노화초 병설 유치원과 노화초등학교에서 모인 학생 140여명 앞에 다섯 배우가 모습을 드러내자,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잦아든다.

“미래를 준비하고 대비하기 위해 엄마·아빠가 하는 것, 적금과 예금이야!”

배우들이 ‘계획적인 소비’라고 이름 붙여진 노래를 신나게 부르자, 자리에 앉아 있던 아이들도 덩달아 들썩인다. 최보미 문화팩토리 마굿간 과장은 “뮤지컬 중간중간에 집단 따돌림 이야기를 넣어 아이들의 흥미를 유도하면서 금융 지식도 배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며 “섬 지역 아이들이 흔히 접할 수 없는 뮤지컬을 활용하니 관심이 더 큰 것 같다”고 밝혔다. 정유미(9·노화초3)양은 “오늘 돈을 아껴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워서, 앞으로는 명절에 용돈을 받으면 꼭 저금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아동 금융 교육, 성장 후 합리적 소비에 도움 준다

이날 열린 어린이 금융보험뮤지컬 ‘롤러코스터 미러’는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금융보험 교육 프로그램의 하나다. 신영선 생명보험사회공헌센터장은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접하게 되는 위험을 극복하는 데 금융과 보험이 어떤 도움을 주는지 알리기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2000년대 이후 청소년 금융 교육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돼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08년에는 전 세계 40개 공공기관과 30개 국가를 대상으로 ‘금융 위기와 금융 교육의 관계’에 대한 설문을 실시했는데, 그 결과 90% 이상이 ‘금융에 대한 낮은 이해가 금융 위기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이에 주요 선진국에서는 청소년 금융 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지난 1995년 주정부기관, 기업, 비영리단체가 참여한 연합체 ‘점프스타트(JumpStart)’를 설립해, 청소년 금융 교육 자료와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국내의 청소년 금융 교육 현실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에서 초·중·고 금융 교육 표준안을 마련하고 각계각층에서 금융 교육을 하고 있지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박창균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사회 교과서에서 경제 교육을 다루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내용도 적다”며 “청소년기에 올바른 금융 교육을 받으면 성인이 됐을 때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청소년 6만명에게 올바른 금융지식 전파한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는 아동·청소년들의 금융보험교육 전반에 대한 전방위적인 투자를 진행해왔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보험 뮤지컬 제작 및 순회공연 활동이 대표적이다. 작년부터 선보였던 ‘롤러코스터 미러’ 공연을 연 60회 했고, 초등학생 2만2136명이 이를 관람했다. 만화책이나 보드게임, 카드게임 등 부교재를 이용해 학생들의 관심을 높이려는 시도도 있었다.

전성우(10·노화초5)군은 “금융회사와 금융상품이 적힌 카드의 짝을 맞추는 게임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게임과 뮤지컬을 통해 금융을 배우니까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시택 노화초등학교 교무부장(37)은 “아이들에게 금융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도 전문지식이 없어 힘들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으로 아이들에게 경제와 보험에 대한 기초 교육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는 방문 교육 및 캠프도 진행한다. 작년에는 교육전문기관 YMCA와 함께 전국 26개 지역의 학교와 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금융보험 교육을 454회했다. 올해 연말까지 총 6만6000명에 달하는 초·중·고등학생들이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의 금융보험 교육을 받게 될 예정이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강사를 양성하는 활동도 진행 중이다. 연 2회 80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금융보험교육을 진행하는 ‘교사 대상 직무연수’를 가진다. 김관철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사회공헌팀 팀장은 “내년에는 전국 35개 시범 학교에 전문 강사를 파견해 지속적인 금융보험 교육을 하고, 교사 연수 사업도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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