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월)

재미있는 한국 구호단체 60년 小史

털모자·염소·빵 저금통…다양한 아이디어로 빈국 도와

다큐멘터리 : 한국의 NGO들은 후원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지원 국가의 실상을 알릴 수 있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 한국 구호 개발의 초기, 한국을 위해 모금했던 NGO들도 우리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세계인의 관심을 모았다. 1959년 ‘세이브더칠드런’과 ‘옥스팜’은 ‘먼 곳에서의 울음(A Far Cry)’을 제작했다. 스테판 피트씨가 메가폰을 잡은 이 흑백 다큐멘터리는 39분52초 동안 고수자·한창수 등 힘들게 살아가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당대 한국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먼 곳에서의 울음’은 1959년 영국 BBC 방송국을 통해 부활절 일요일에 방영됐다.

미상_사진_구호단체_털모자_2010털모자 뜨기 : 세계적으로 폐렴이나 말라리아, 설사 등 예방이 가능하고 쉽게 치료가 되는 병으로 사망하는 5세 미만 영유아는 500만명이다. 모자 뜨기 캠페인은 폐렴이 발생하는 원인 중 하나인 저체온증을 막아줄 수 있는 털모자를 떠서 보내주는 캠페인이다. 모자 뜨기의 시초는 196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의 한 지역 신문사로 “세이브더칠드런 기금을 위해 담요와 아동의 옷을 떠 줄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라는 편지가 배달됐고, 그 이후 며칠 만에 100여명의 사람들이 지역 교회와 학교의 도움으로 털실을 얻어 모자와 담요를 뜨기 시작했다. 한국에는 1993년 12월에 영국으로부터 직접 손으로 뜬 담요 450상자를 기증받아 부산 시내에 있는 육아시설과 양로시설 등 40여개 시설에 분배해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미상_사진_구호단체_염소_2010염소 보내기 사업 : 저개발 지역에 염소나 암소를 보내는 것은 지역 빈곤문제 해결에 효과적이다. 염소는 새끼를 낳고 그 새끼는 다시 새끼를 낳기 때문이다. 일종의 종잣돈이 마련되는 셈이다. 염소가 출산할 경우 첫 새끼들은 의무적으로 지역의 다른 취약계층에 배분해야 한다는 룰이 있다. 공평한 분배를 염두에 둔 규칙이다. 한국에서도 지역개발사업이 벌어지던 시기에 암소나 닭을 분양받았다. 지역개발사업에는 축사 건축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해외 원조의 중단 : 1970년대에 한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자 많은 NGO들은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 한 NGO의 한국 지부 책임자가 영국 본부를 방문했을 때 본부에서는 한국 직장인들의 야유회 사진을 내밀며 구호사업을 철수하자는 의견을 밝혔다. 당시 한국 지부 책임자는 ‘경제 성장이 너무 빨라 빈부 격차가 심해질 우려가 있고 여전히 굶는 어린이가 있어 이들을 외면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후 이 NGO는 다른 구호사업들은 철수했으나 한국 어린이들을 위한 원조기금은 18년간 더 지원했다.

미상_사진_구호단체_사랑의빵_2010사랑의 빵 : 90년대 학교에 다녔다면 노란 식빵 모양의 저금통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1974년 미국의 한 가정이 식탁에 조그만 깡통 하나를 놓고 식사 전에 동전을 모았다. 후일 이 깡통을 기부받은 ‘월드비전미국’이 사랑의 빵이라는 저금통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기 시작했다. 1991년 ‘월드비전한국’은 내전과 기근으로 고통받던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를 돕자는 사랑의 빵 캠페인을 벌였고, 모금 첫해 16만명이 참여했다. 그로부터 20년간 우리나라 사람들이 모은 사랑의 빵 저금통은 약 2900만개. 일렬로 늘어뜨리면 서울과 부산을 두 번 오고 갈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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