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3일(수)

“늘어나는 복지 사각지대 메우려면 ‘지역주민’이 사회복지 체계의 중심 돼야”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지역 공동체 기반 사회복지체계 확산을 위한 정책 포럼’ 현장. ⓒ굿네이버스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지역 공동체 기반 사회복지체계 확산을 위한 정책 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은 지역 주민 공동체 활성화 사업 드림위드를 운영하는 한국타이어나눔재단·굿네이버스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개최한 행사로, 지역사회에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주민 조직 사례를 공유하고 지역 공동체 중심 사회복지체계를 만드는 데 어떤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지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1부에서는 최균 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와 이용교 광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가 지역 주민 중심 복지 공동체 구축 방안과 지역 공동체의 성공적인 활동을 위한 필수 요소에 대해 강연했다. 최균 교수는 지역 주민이 주도하는 복지 공동체가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관협력 체계가 자리 잡아야 한다공공이 막대한 자원을 갖고 있는 만큼 지역 주민, 사회복지 전문가, 공무원이 함께 참여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공동체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민관협력뿐 아니라 민간 영역의 다른 조직들과 연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최 교수는 지역의 사회적경제 조직과 연대하거나 기업의 사회공헌 예산을 활용하는 등 민간의 복지 자원을 조직화하려는 시도 또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용교 교수는 지역 주민 공동체 활동의 성공 요소로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 ▲지역 순환 경제 모델 구축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 마련 ▲온·오프라인 활동의 조화 등 네 가지를 꼽았다. 되도록 많은 주민이 공동체 활동에 서비스 제공자 또는 소비자로 참여할 수 있고, 활동 안에서 지역에 환원할 수 있는 경제적 수익이 발생해 지속 가능한 생태계 구축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 플랫폼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활동 영역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공동체 사업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사업 아이템이 공익성과 동시에 사업성이 있는지, 비즈니스의 지속 가능성이 있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앞으로는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어떻게 연동시켜 운영하느냐가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2부에서는 올해 지역의 복지 사각지대를 메우는 주민 공동체 사례들이 발표됐다. 발표는 ▲전북 완주에서 노인·아동·장애인을 대상으로 치유 농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텃밭정원 에버팜협동조합’ ▲충북 충주 신니면 내포긴들마을에서 지역 청소년들을 위해 댄스 교실을 연 마을기업 내포긴들영농조합’ ▲경남 하동에서 지역 노인·결혼 이주 여성을 초대해 여행·체험 활동을 제공하는 공정여행사 놀루와협동조합등 모두 올해 드림위드 사업 지원을 받은 곳의 사례로 진행됐다. 조아람 굿네이버스 사업기획팀 과장은 “2018년부터 드림위드 사업을 통해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주민 조직들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장기적으로는 주민 조직들이 지역 자원을 활용해 공동체 이익을 창출하고 이를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드림위드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토론에서는 지역 공동체 기반 사회복지 체계를 확산하기 위해 요구되는 기업과 공공의 역할이 논의됐다. 강혁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사무국장은 민간 조직들의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려면 공공의 정책이 받쳐줘야 하는데, 정책이 만들어지는 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면서 공공의 정책이 만들어지기 전까지의 시간을 민간 조직들이 견뎌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기업 사회공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지숙 완주군 드림스타트 돌봄팀장은 “공공이 의도적·인위적으로 지역 공동체를 조직하려고 하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긴다면서 공공은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함께 지역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용수 광진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장은 복지체계란 표현보다는 생태계, 공동체의 개념을 담은 복지 사회란 표현을 쓰고 싶다생태계가 외부 지원 없이도 내재적으로 자생 가능하다는 측면에서도 지역 공동체 중심 복지 사회는 지역 조직 간의 상호 거래·네트워크·협력을 통해 자체적으로 지속성을 유지하는 생태계를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포럼을 주최한 남인순 의원은 공공의 복지 제도만으로는 오늘날 점차 다양해지는 국민의 복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는 만큼 사회적 연대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공동체 기반 사회복지 체계가 자리 잡을 수 있게 오늘 이 자리에서 논의된 내용이 정책으로 연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승희 더나은미래 기자heehan@chosun.com]

–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