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5일(일)

몽골활동 27개 단체, 외톨이 생활 청산… 정보공유 나서

국내 NGO도 네트워크 시작
분야·규모 다른 단체들 따로 따로 활동하니 사업 수행 효율성 낮아
실무자 정기교육 등 함께 모여 시너지 효과 서로 돕고 선의의 경쟁

‘정보공유 및 협력’이라는 국제개발협력 NGO들의 오랜 숙원이 풀릴 것인가. 지난달 30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만난 문영선(27)씨는 그 첫 단추를 끼우고 있었다. 문씨는 지난 6월 몽골에 처음 파견된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前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의 NGO 코디네이터다. KCOC는 NGO 간 네트워크 구축과 협력을 위해 올해 처음 캄보디아·네팔·몽골 3곳에 직원을 파견했다. 정식 사무실이 없어, 문씨는 현재 몽골 굿네이버스 사무실 한쪽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난 10월 KCOC에서 실시한 재몽골 한국 NGO 실무자를 위한 코칭교육.
지난 10월 KCOC에서 실시한 재몽골 한국 NGO 실무자를 위한 코칭교육.

“27개 단체가 몽골에서 사업을 하고 있어요. 이 중 20여곳이 활발히 활동 중인데, 직원은 최소 2명부터 많으면 5명까지 있어요. 아동결연이나 지역개발(기아대책·굿네이버스 등), 환경(푸른아시아), 보건 영양(위드·글로벌케어 등), 농업교육(국제옥수수재단)까지 분야도 다양해요.”

지난 10월 1박2일 동안 실무자 정기교육을 실시한 결과, 몽골 현지직원까지 포함해 79명이 참석했다.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교육에 대한 NGO 실무자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한국 직원과 몽골 현지직원들 사이에서 언어의 장벽이 있어요. 서로 말이 잘 안 통하니까, 사소한 오해가 쌓여 불신을 낳고 이게 결국 사업 수행에 방해가 되죠. 이런 교육을 통해 서로의 삶을 이해하게 되는 거죠. 워낙 바쁘다 보니 다른 단체들끼리 만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함께 모여 이야기를 터놓으면서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정보공유를 통한 시너지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10월 20일, UN에서 정한 ‘세계 빈곤퇴치의 날'(10월17일)을 기념해 몽골 현지에서도 5개 단체가 모여 길거리 캠페인을 벌였다. 국제옥수수재단·지구촌나눔운동·지구촌공생회·코피온·KCOC 등은 몽골 울란바토르의 명소인 수흐바타르 공원 인근에서 ‘빈곤퇴치의 날’과 NGO 활동을 알리고, 이를 기념하는 화이트밴드를 나눠주는 행사를 벌였다.

다른 단체의 프로그램을 보면서, 서로 돕거나 자극을 받기도 한다. 지난 교육 당시, 몽골 굿네이버스는 적정기술 1호인 축열기 ‘지세이버(G-saver)’ 개발 과정과 보급 현황 등을 NGO 실무자들에게 공유했다.

“‘몽골 지역주민들이 겨울철이면 난방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문제의식은 똑같아요. 하지만 석탄을 사주거나 석탄 살 돈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적정 기술을 통해 지역주민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거죠.”

문씨는 오는 12월 현지 지부장들로만 구성된 모임을 꾸릴 예정이다. 몽골 법무법인 변호사를 초청, 까다롭고 자주 바뀌기로 유명한 몽골 법률 정보를 나눌 계획이다. 한국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개발협력에 관한 ‘스터디모임’도 준비하고 있다.

몽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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