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8일(수)

공정여행 활성화 대안은

외국인 노동자를 전문여행 가이드로

공정여행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여행자와 현지인 모두가 만족하는 것이 첫째고, 여행하는 지역에 정당한 수익이 돌아가야 하는 것이 둘째다. 이 원칙이 지켜지려면 그 지역을 잘 아는 현지 가이드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한국말이 유창하고, 지역 주민과 친밀하며, 공정여행을 제대로 이해하는 가이드를 찾기 어렵다. 대형 여행사가 진행하는 공정여행이 왜곡되는 주요 원인도 가이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공정여행 전문 가이드로 활동할 수 있는 현지 주민을 양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공정여행 가이드로 활동하게 될 외국인 노동자가 여행 프로그램을 세밀히 짜고 있다. /트래블러스맵 제공
공정여행 가이드로 활동하게 될 외국인 노동자가 여행 프로그램을 세밀히 짜고 있다. /트래블러스맵 제공

트래블러스맵(Travelersmap)은 지난해 11월부터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공정여행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 회사에 고용돼 일하다가 자국으로 돌아간 외국인 노동자가 그 대상이다. 트래블러스맵 이주희 팀장은 “외국인 노동자야말로 공정여행 가이드에 제격이다. 한국어와 현지어에 능통하고 지역 사정을 훤히 아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공정여행 프로그램은 현지로 돌아간 외국인 노동자가 직접 기획하도록 했다. 현재까지 총 9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교육을 받았고, 올 9월 네팔에서 이들의 첫 번째 가이드가 시작될 예정이다. 1인당 총 240만원으로 책정된 네팔 여행경비 중 항공료 135만원과 운영경비 36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비용이 모두 외국인 노동자와 네팔 트래킹 전문 사회적기업 ‘스리 씨스터즈’에게 돌아가게 된다. 트래블러스맵 심보라씨는 “자국으로 돌아간 외국인의 대다수가 일자리 마련이 힘들어 제2의 노동현장을 찾아 떠나고 있다”며 “이 프로그램이 공정여행을 보다 활성화시키고, 외국인 노동자들의 일자리 창출도 도울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뿐 아니라 현지를 배려한 여행프로그램 짜기, 착한여행 아이디어 모으기, 현지 시민단체와 연계하기 등 공정여행 확산을 위한 노력을 펼치는 곳도 있다. 이매진피스(Imaginepeace)는 공정여행가들이 주체가 되어 각 지역의 정보와 착한 여행 팁(tip)을 모으는 ‘희망의 지도(여행자가 그리는 세계지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아시안브릿지(Asianbridge)는 해외 현지의 시민단체와 마을위원회와 연대, 그들의 눈높이에서 공정여행 프로그램을 기획·실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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