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금)

“이윤만 좇는 것, 이윤창출에 오히려 독이죠”

지속가능경영 대표기업 SK텔레콤

일주일 후면 사회책임의 국제표준인 ISO26000이 발표된 지 1년이 된다. 최근 한국 사회 곳곳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성공하는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더나은미래가 지속가능경영의 대표격인 SK텔레콤의 사례를 분석해봤다.

지난 10월 12일(수) 롯데호텔에서 열린 DJSI 인증식에서 SK텔레콤 이형희 CR 부문장이 스위스의 지속가능경영 평가 기관인 SAM(Sustainable Asset Management)의 에도아르도 가이(Edoardo Gai) 사장으로부터 DJSI world 인증서를 받고 있다.
지난 10월 12일(수) 롯데호텔에서 열린 DJSI 인증식에서 SK텔레콤 이형희 CR 부문장이 스위스의 지속가능경영 평가 기관인 SAM(Sustainable Asset Management)의 에도아르도 가이(Edoardo Gai) 사장으로부터 DJSI world 인증서를 받고 있다.

지속가능경영이란 뭘까. 우선 대포폰을 떠올려보자.

대포폰은 각종 범죄에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의 입장에선 이를 경찰, 검찰 등의 행정 당국이 규제를 해야 하는 문제로만 이해하고 책임을 회피하려 하기 쉽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경영상의 목표하에 대포폰의 개통을 예방하기 위한 활동을 회사의 활동에 포함시켰다. 기업과 법인별로 가입 회선 수 한도를 설정하고 본인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스팸문자 발송업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스팸 필터링 서비스 개발에 투자하거나 관련한 부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윤만을 추구한다면 수익의 창출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조치들이지만 SK텔레콤은 ‘고객정보를 보호하고 안전한 서비스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장을 위해 필요한 경영 활동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의 구성원들과 투자자들의 이해관계만을 따져 경영활동을 결정하는 기존의 경영방식에서 벗어나 ‘기업 내외부에 존재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제고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케 하는 경영활동’이 지속가능경영이다.

지속가능경영에 있어서의 핵심적인 문제는 기업 내외부 이해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다.

고객관계관리 역시 이런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0년 전국 12곳에서 아웃소싱으로 운영되던 고객상담센터의 인력을 자회사 설립을 통해 정직원으로 전환했다. 고객상담센터에서 근무하는 전담직원 5000명이 매월 상담하는 800만 건의 목소리들이 SK텔레콤이 소통해야 할 핵심적인 이해관계자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 중에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있다. SK텔레콤은 고객의 불만 사항 중 빈도가 높은 내용을 추려 인트라넷을 통해 전사적으로 공유하고 개선방안을 찾고 있다. 이렇게 해서 기업의 경영활동에 고객의 목소리가 개입될 여지가 확보된다. ‘이해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활용하고 있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기업들이 발간하고 있는 지속가능성 보고서 역시 그 핵심은 기업의 재무적, 비재무적 영역에서의 사회적 책임을 기업 내외부의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겠다는 데 그 취지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가능성 보고서는 단순히 기업의 경영성과를 선전하는 내용만 담을 것이 아니라 기업에 던져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문제제기들 역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예를 들면 SK텔레콤의 지속가능성 보고서에는 주요 규제기관의 과징금 부과 내역, 구성원의 징계건수, 안전사고로 인한 손실 일수 등 기업 입장에서 공개하기에 민감한 문제들을 공개하고 있다. 즉 과거의 기업들이 주주와 경영진만을 염두에 둔 재무보고에만 집중했다면 지속가능경영의 관점에선 주주, 고객, 구성원, 지역사회, 투자자, 비즈니스 파트너 등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기업활동에 대해 보고를 해야 한다. 또한 이 보고서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되어 관심이 있는 누구나가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SK텔레콤이 2010년부터 ICT 분야의 경험과 역량을 반영한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모바일 앱 전문가 육성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T 아카데미’의 강의 모습
SK텔레콤이 2010년부터 ICT 분야의 경험과 역량을 반영한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모바일 앱 전문가 육성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T 아카데미’의 강의 모습

이런 활동이 전사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충분한 책임과 권한이 있는 조직이 기업 내에 존재해야 한다. SK텔레콤은 2008년 5월 지속가능경영활동을 전사적으로 실천한다는 취지하에 기업시민위원회를 신설했다. 기업시민위원회는 이사회 산하 5개 위원회 중 하나로 세 명의 사외이사와 한 명의 사내이사로 구성되어 있다. 기업시민위원회는 SK텔레콤의 사회책임경영의 방향을 제시하고 그 성과를 점검하고 회사 내외부의 커뮤니케이션을 점검하고 분야별로 추진 활동을 자문한다. 기업시민위원회가 이름만 걸어놓은 죽은 조직이 아니라 기업 경영과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고객보호, 환경, 상생, 윤리, 사회공헌 등 SK텔레콤의 핵심 지속가능경영 과제를 추진할 수 있는 살아있는 조직으로 기능하는 것이다.

이러한 틀이 갖추어지면 앞서 설명했던 5개 영역에 대한 실행이 가능해진다. ‘고객정보보호 및 안전한 서비스 사용 환경 구축’과 같은 과제는 고객정보보호에 대한 총괄책임자와 회사보안업무 총책임자를 두어 체계적으로 관리를 한다. 친환경 경영을 위해서는 전 사업 영역의 임원급 관리자가 참여하는 환경경영 최고의사결정기구인 ‘Green ICT위원회’를 설립해 운영한다. 또한 ICT를 활용한 사회공헌을 위해 자원봉사단, 대학생 자원봉사단, 모바일 기부 ‘천사사랑나눔’, 유무선 사회공헌포털 T투게더, ICT기반의 사회적 기업인 (재)행복ICT 등을 추진한다. 상생경영을 위해서는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비즈니스 파트너의 비즈니스 모델 발굴 및 아이디어의 사업화 지원을 위한 ‘상생협력센터’를 설립하고,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T아카데미’를 통해 유능한 개발자를 육성한다. 특히 SK동반성장위원회를 구성해 상생경영에 대한 전사적인 의지를 모으고 지원을 강화한다.

이러한 전사적 시스템이 가동될 때 지속가능경영은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 예를 들면 환경경영 시행을 통해 저전력 중계기를 4만3536국소에 설치했고, 신재생 에너지 기지국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2010년에 전력 사용량을 20% 줄이는 성과를 거두었다. 상생경영을 통해서는 2010년 한 해에만 모바일 전문 IT인력 3500명을 양성했고 비즈니스 파트너 교육 프로그램에만 2006년부터 2010년 말까지 10만 명의 비즈니스 파트너가 참여했다.

이런 일련의 흐름을 통해 ‘ICT혁신을 통한 사회변화 및 사회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하고 장기적이고 균형적인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창출한다’는 SK텔레콤의 지속가능경영의 목표가 달성된다.

이렇듯 지속가능경영에 대해 전사적인 기업활동을 진행할 때 외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SK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08년 5월 한국인 최초로 유엔 글로벌 콤팩트(UN Global Compact) 이사로 선임되었고 현재 아시아를 대표하는 CSR Champion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8월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간담회에서는 반기문 UN사무총장으로부터 “SK가 추진 중인 사회적 기업 캠페인이 기업 사회공헌활동의 선봉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또한 아시아 통신기업으로는 최초로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DJSI) World에 4년 연속 편입되었고 2011년에는 2년 연속 이동통신 섹터 리더로 선정되었다. 특히 고객관계관리, 환경경영, 사회공헌, 정보격차해소 항목에서는 편입기업 중 가장 높은 평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올해 10월엔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 한국위원회 무선통신부문에서 2년 연속 우수기업으로 선정되었다.

SK텔레콤 유항제 CSR실장은 “SK텔레콤은 지금까지 지속가능경영의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에도 경제, 사회, 환경 등의 측면에서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함으로써 기업의 미래가치를 높이고, 이해관계자의 행복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1호 2024.3.19.

저출생은 '우리 아이가 행복하지 않다'는 마지막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