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토)

IBM이 만든 혁신학교 ‘피테크’… 일·학습 병행하며 역량 쌓아

U.S. Secretary of Education Arne Duncan works with Josian Estrella, tenth grader, in an Algebra class at P-TECH (Pathways in Technology Early College High School), a grades 9-14 school that combines high school and college with career and technical education, Tuesday, October 23, 2012 in Brooklyn, NY.  The school is a collaboration with the New York City Department of Education, the City University of New York and IBM and is designed to prepare students to fill entry-level jobs in technology fields. (Feature Photo Service)
U.S. Secretary of Education Arne Duncan works with Josian Estrella, tenth grader, in an Algebra class at P-TECH (Pathways in Technology Early College High School), a grades 9-14 school that combines high school and college with career and technical education, Tuesday, October 23, 2012 in Brooklyn, NY. The school is a collaboration with the New York City Department of Education, the City University of New York and IBM and is designed to prepare students to fill entry-level jobs in technology fields. (Feature Photo Service)

“P-TECH는 학생들에게 구체적인 기술을 가르치고 학위를 주며 그들을 직업의 세계로 이끌고 있다. 미국의 모든 학생이 이와 같은 기회를 갖길 바란다.”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미국 대통령이 극찬한 ‘P-TECH(Pathways in Technology Early College High School)’는 2011년 컴퓨터 전문기업 IBM이 만든 혁신학교다. 미국 최초의 6년제 학교로 고등학교와 전문대 과정(9학년~14학년)을 통합했다. P-TECH에 입학한 학생은 고등학교 교육과 대학교육을 함께 받으면서, 기업이 제공하는 인턴십과 현장 체험 등 실전 역량도 쌓을 수 있다. 교육비가 무료인 공립학교로 만들기 위해, 뉴욕시와 교육청, 뉴욕공립학교, 뉴욕시립대 등 다양한 기관이 IBM을 중심으로 손을 맞잡았다. 브루클린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미국 전역에 27개의 P-TECH가 설립됐으며, 2017년까지 100개로 늘어날 계획이다. 신지현 IBM 사회공헌팀 차장은 “올해 가을부터 200개 기업이 새롭게 파트너로 합류, 기존에 제공하던 컴퓨터공학·전기기계공학 학위뿐만 아니라 건강(헬스)·에너지 기술 등 다방면에서 인재를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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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ECH P-TECH 학생들은 학교에 다니면서 전문적인 지식과 실무 경험을 동시에 쌓을 수 있다./IBM 제공

 CSR을 통한 글로벌 기업의 교육 혁신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는 현재 아시아·유럽·아프리카의 400개 초·중·고등학교를 ‘쇼케이스 스쿨’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서류와 면접 등을 거쳐 선정된 학교에 동영상 교재 제작·온라인 강의 등을 할 수 있는 IT 프로그램 ‘오피스 믹스(Office Mix)’를 지원한다. MS는 교사와 함께 학교가 직면한 과제와 비전을 공유하고, 컨설팅을 실시한다. 매년 혁신 교사(MI E·Microsoft Innovative Educators)를 선정해 전 세계 교사들이 자신의 교수법과 교실 혁신 사례를 나눌 수 있도록 커뮤니티도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선발된 MIE만 3700여명에 달한다.

서은아 MS 공공사업부 부장은 “미국 워싱턴의 타코마 공립고등학교는 MS의 컨설팅 시스템을 통해 지난 5년간 학생의 읽기 능력, 방과후 생활, 학교 환경 등을 분석하고, 학생들을 성공으로 이끄는 지표값을 높이기 위해 전략을 펼친 결과, 55%던 졸업률을 82.6%까지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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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의 혁신교육 프로그램 쇼케이스스쿨 현장인 대구한솔초등학교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제공

한국의 에듀테크 기업리스트 그렇다면 국내 기업은 어떨까.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사회공헌 실태조사(2015)’에 따르면 교육 분야에만 연간 6600억원의 기업 돈이 쏟아지고 있다. 전체 사회공헌 예산 중 4분의 1(23%)에 달하는 금액이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에 활성된 진로·인성교육 지원은 자유학기제를 겨냥한 직업체험·견학 프로그램과, 임직원 교육 기부로 압축된다. 학교 현장과 교육 시스템 혁신을 시도하는 사례는 삼성전자의 ‘스마트 스쿨(전국 36개 학교, 1인 1 태블릿PC 제공 및 교사 커뮤니티 지원)’ 정도다.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운영하는 ‘교육기부포털’에는 협회를 빼고도 금융사, 건설사, IT 회사 등 최소 30개 이상 기업이 MOU를 체결해 교육 기부에 참여하고 있다. 인기 프로그램 대부분이 1~3시간 안에 끝나는 직업소개 특강이나 간단한 체험으로 구성돼 있어, 근본적인 교육 혁신이라 보기는 어렵다.

정지훈 미래고등교육연구소장은 “국내에서는 기업들이 교육 혁신에 뜻이 있어도 높은 학교 문턱이나 규제 등에 걸려 직접 사업을 하기 어렵다”면서 “빌 게이츠가 수준별 동영상 학습 서비스 ‘칸 아카데미’에 투자하고, 구글이 초중고 학습 솔루션 ‘르네상스 러닝’에 투자하듯 교육 혁신에 뛰어든 현장 활동가들이나 교육자들에게 ‘판’을 깔아주는 방식이 교육 혁신에 기여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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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호 2024.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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