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월)

서울에서 국제기구 직원 돼볼까?

반기문 UN(유엔)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 우리나라 출신의 걸출한 국제기구 리더가 잇달아 나오면서 국제기구 취업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영어에 자신 있고, 글로벌 이슈에 관심 있다면, 인턴부터 적극적으로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국제기구 입사 도전, Q&A로 간단히 정리했습니다.

– 한국에 있는 국제기구는 어떤 게 있고, 무슨 일을 하나요?

“서울대학교 안에만 국제기구가 2개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국제백신연구소(IVI)는 대한민국에 본부를 둔 최초의 국제기구입니다.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개발 및 보급하는 기구인데요, 한국과 스웨덴 정부,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의 기금이 예산의 큰 몫을 차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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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세계식량계획(WFP) 한국사무소는 2012년, 12월 14일 서울대학교 CJ인터내셔널관에서 한국 사무소를 개소했다./ WFP 한국사무소 제공

전 세계 식량 원조의 55%를 담당하는 유엔세계식량계획(WFP) 한국사무소도 2012년 서울대에 문을 열었습니다. WFP의 홍보대사는 영화배우 장동건씨입니다. WFP는 가난했던 우리나라가 해외로부터 식량 지원을 받을 때 유엔기구 중 두 번째로 많이 도와줬던 기구인데요, 1984년 한국사무소를 폐쇄했다가 다시 열었습니다. 더는 식량 원조를 받을 필요가 없게 되자 문을 닫았다가 다른 나라를 돕는 역할을 하는 ‘모금국가’로 위상이 달라지면서 새로 문을 연 것입니다.

지난 10년간 한국 내 이주민의 숫자가 급격히 많아지면서 이와 관련한 유엔기구도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국제이주기구(IOM)가 주인공인데요, UNHCR 한국대표부가 법적으로 난민의 지위를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면, 국제이주기구는 이주민을 교육하고, 정부와 함께 사회통합 캠페인을 벌이는 등 난민의 정착을 돕습니다.”

스물두 살의 냐콩은 남수단의 나시르 근처 마을에서 가족 및 가축들과 함께 몇 달째 숨어 지내고 있다. 지난 5년간, 아프리카에서만 8번의 분쟁이 발발했다. / UNHCR 홈페이지 제공
스물두 살의 냐콩은 남수단의 나시르 근처 마을에서 가족 및 가축들과 함께 몇 달째 숨어 지내고 있다. 지난 5년간, 아프리카에서만 8번의 분쟁이 발발했다. / UNHCR 홈페이지 제공

이 밖에 개발도상국의 녹색성장을 돕기 위해 2010년 6월 한국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도 있습니다. 직원 상당수가 서울사무소에 있습니다. 유엔 거버넌스센터 ,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APCEIU) 등도 있습니다. “

-서울과 인천에 국제기구가 많다고 하던데요.

서울 종로구에는 시에서 국제기구 전용 건물로 운영 중인 ‘서울글로벌센터’가 있습니다. 이곳에는 인간정주관리를 위한 지방정부망본부(CITYNET·시티넷), 지속가능성을위한세계지방정부 동아시아본부(ICLEI·이클레이), 세계도시전자정부협의체 본부(WeGo) 등이 입주해 있습니다.

ICLEI 홈페이지 제공
ICLEI 홈페이지 제공

이클레이는 84개국, 1000여개 자치단체가 가입된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환경기구입니다. 서울시는 2020년까지 국제기구를 총 50개 유치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인천시도 국제기구 전담팀을 신설해, 유엔지속가능발전연구소(UNOSD), 유엔 아시아태평양 정보통신교육원(UN-APCICT), 유엔재해경감 국제전략(ISDR) 동북아사무소 등 13곳이 넘는 기구를 유치했습니다. 지자체에서는 국제기구를 유치하면서 얻게 되는 유·무형의 효과에 더해 시 브랜드 이미지 향상을 기대합니다. 한국관광공사 조사 결과를 보면 UN 기준으로 국제기구 주재원 1명의 1년간 소비지출 효과는 약 1억3000만원. 국제회의 때 참가하는 외국인 수는 평균 210명, 1인당 지출액은 2585달러에 이른다고 합니다.”
  
-한국 외에 해외에 있는 ‘국제기구’는 유엔과 유엔 산하기구를 말하나요. 국제기구에는 어떤 곳이 있나요?

서울정책센터 방문을 성공적으로 마친 18명의 터키 공무원들 / UNDP 서울정책센터 제공
서울정책센터 방문을 성공적으로 마친 18명의 터키 공무원들 / UNDP 서울정책센터 제공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근무하는 유엔은 직원만 4만명이 넘는 거대 조직입니다. 이 유엔 사무국 외에 유엔 산하기관에만 2만 5000명 넘게 근무하지요. 우리가 흔히 아는 UNICEF(유엔아동기금), WFP(세계식량계획), UNEP(유엔환경계획), UNDP(유엔개발계획), UN-HABITAT(유엔 인간정주위원회) 등이 바로 유엔 산하기관입니다. 이뿐 아닙니다. ‘유엔 전문기구’도 있는데요. 이곳에도 5만명이 근무합니다. 신문에 자주 보이는 FAO(유엔 식량농업기구), ILO(국제노동기구), WHO(세계보건기구), 유네스코, 세계은행, IMF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외에 UN 독립기구로 국제원자력기구(IAEA), 세계무역기구(WTO)가 있고, 정부 간 기구로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제형사재판소(ICC),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있습니다.”
  
-국제기구 직원 종류와 급여는 어떻게 되나요?
  
“국제기구 직원은 한마디로 국제공무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07년 반기문 총장이 취임한 첫해에는 국제기구에 진출한 국내 인력이 247명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500여명에 달할 정도로 그 숫자와 관심도 늘고 있습니다. 국제기구 직원은 전문직과 현장직은 국제 공모를 통하고, 일반 기능직은 현지인을 뽑습니다. 직원 등급도 GS(General Service-운전, 비서)부터 P(Professional-현장 전문직), D(Director-본부나 현지 사무소 대표), SG(Secretary General-사무총장급)까지 다양합니다. 급여는 국제공무원위원회 사이트(http://icsc.un.org)에 나오듯, 신입직원에 해당하는 P1 단계가 4만7000달러(5400만원가량) 됩니다. 가족수당, 교육비 지급 등 혜택도 많고 면책 특권을 준다는 것도 장점이지요. 한국에 있는 한 국제기구 책임자의 경우엔 연봉이 8000만~1억원가량이라고 합니다.”

그린피스 홈페이지 제공
그린피스 홈페이지 제공

-국제기구에 취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리 정부는 청년들의 국제기구 취업을 독려하기 위해외교부 국제기구 인사센터(unrecruit.mofa.go.kr)’를 운영합니다. 각종 취업 및 인턴 자료가 올라옵니다. 국제기구 초급전문가(JPO, Junior Professional Officer) 제도도 있습니다. 국제기구 진출을 희망하는 만 32세 이하 인재를 선발, 정부가 경비를 부담해 일정 기간(2년) 유엔 및 국제기구에 수습 직원으로 파견하는 제도입니다. 파견기간이 끝난 이들 중 80%가 넘는 이들이 국제기구 정규직 진출에 성공했다고 하니, 꽤 훌륭한 취업 장치인 셈이죠.
 
우리나라는 유엔 분담금과 비교하면 직원 수가 적습니다. 우리나라가 유엔에 내는 분담금은 279만9476달러(약 31억원, 2014년 기준)입니다. 세계 13위로 우리 세금이 국제적으로 꽤 많이 보내진 셈이지요. 하지만 직원 수는 66위에 그친다고 합니다. 거꾸로 생각하면 늘어날 가능성이 많은 것이죠. 이런 회원국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젊은 전문가 프로그램(YPP, Young Professionals Programme)도 최근 주목받는 루트입니다. 이외에 기구별 인턴십을 통하거나, 유엔 자원봉사단(UNV, UN Volunteers) 등의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국제기구 취업, 더 많은 청년이 도전하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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