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2일(일)

[2010 사회공헌 결산] ③ BC카드_ 사랑,해 빨간밥차

영양만점·사랑만점… 11대의 밥차, 79만명에 한 끼 제공

미상_그래픽_사회공헌_빨간밥차_2010용산노인종합복지관의 식당은 아침마다 북적거린다. 점심때 복지관을 찾아오는 어르신들에게 제공할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복지관의 홍태임(31) 팀장은 “용산 지역에만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이 4000여명”이라며 “복지관 식사가 없으면 끼니를 거르실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을 위한 식사 준비로 바쁜 와중에 홍 팀장 얼굴이 갑자기 환해졌다. 밥차가 도착한 것이다.

“저희 복지관이 지역 내 동쪽에 치우쳐 있어서 서쪽에 계신 어르신들이 식사하러 오시기가 힘들었어요. 하지만 밥차가 생겨서 복지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계시는 노인분들에게도 식사를 제공할 수 있어요.”

홍 팀장과 봉사자 다섯명은 복지관 식당에서 미리 준비하고 다듬은 재료들을 가지고 밥차에 올랐다.

“조리는 어르신들이 모여 계신 공원에서 바로 합니다. 따끈따끈하고 맛있는 식사를 현장에서 제공할 수 있는 거죠.” 이렇게 용산노인종합복지관이 밥차를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2006년부터다. BC카드가 ‘사랑,해 빨간밥차’를 기증했기 때문이다.

빨간밥차는 5t 트럭에 가스레인지, 대형 솥 등을 넣어서 어느 곳에서건 취사와 급식지원이 가능하도록 개조한 차량이다. “이 트럭이 움직이면 한 번에 600명 정도의 급식이 가능합니다.” BC카드 박상진(45) 부장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현재 서울·광주·여수·부산·대구·인천·울산 등에서 가동 중인 빨간밥차는 총 11대. 이 빨간밥차를 통해 일주일에 30회의 급식이 이루어지고 있고 1회에 4100명이 식사를 제공받고 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빨간밥차 11대를 보급하는 동안 급식 지원을 받은 분들이 79만명 정도 됩니다.” 지방의 중소도시 인구 전체에 식사를 제공한 셈이다.

BC카드 임직원들이 전국 8개 지역에서 동시에‘사랑,해 빨간밥차 Beautiful Day’행사를 갖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무의탁 어르신 4900명을 대상으로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모습. /BC카드 제공
BC카드 임직원들이 전국 8개 지역에서 동시에‘사랑,해 빨간밥차 Beautiful Day’행사를 갖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무의탁 어르신 4900명을 대상으로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모습. /BC카드 제공

급식 지원을 받은 이들의 수도 적지 않은데, 박 부장은 빨간밥차의 진짜 효과는 다른 곳에 있다고 얘기한다. “빨간밥차가 나가는 곳에는 멋진 자원봉사자분들이 많습니다. 빨간밥차가 나눔의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된다고 할까요?”

대구시각장애인 예술단은 지난 2004년부터 대구시의 결식 노인과 장애인, 노숙인들에게 급식을 제공하는 봉사활동을 펼쳤다. 노인시설에서 사물놀이나 민요 같은 무료 예술 공연을 펼치던 것이 계기가 되어 어르신들의 식사까지 챙기기 시작했다. 대구시각장애인 예술단 최영진(54) 단장은 “빨간밥차를 받기 전까진 백만원짜리 차 한 대를 사서 개조하여 사용하고 있었다”며 “장비가 안 좋아서 새벽부터 급식준비를 해야 어르신들 식사를 제때에 드릴 수 있었다”고 웃었다. 지금은 빨간밥차가 생겨서 훨씬 쉽고 편하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날이 풀릴 때는 1300명이 와서 식사를 하기도 하고 추울 때는 500명 정도가 오기도 한다.

“이런 일을 하는 데 후원자가 많습니다. 음식을 주시는 분도 있고, 반찬을 주시는 분도 있고, 저희도 돈을 좀 보태고 그렇게 하다 보니 별 어려움 없이 지금까지 왔습니다.” 최 단장은 5급 시각장애인이고 예술단에는 1급 장애부터 다양한 시각 장애인들이 모여있다. 봉사가 힘들진 않느냐는 질문에 최단장은 “이제는 습관이 돼서 척척 잘한다”며 활짝 웃었다.

이렇게 전국적으로 빨간밥차가 명물이 되면서, BC카드에 SOS를 치는 곳도 꽤 늘었다. 지난 2008년 태안의 기름유출 사건 때에는 빨간밥차에서 급식지원을 받던 외국인노동자들이 오히려 봉사자로 참여해 기름제거를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시민들에게 급식을 제공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빨간밥차가 전국의 재난지역에 즉시 파견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었습니다. 전국의 재해 현장에서 빨간밥차가 자원봉사자들은 물론 재난지역 주민들에게 맛있는 식사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기업 활동의 기본은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기업의 자원이 적재적소에 투입되어 큰 효과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BC카드는 이런 원칙과 사회공헌 사업이 조화를 이루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소외계층과 식사를 연결하는 복지시설에 ‘밥차’를 제공해서 급식 시스템 자체를 개선 시킨 부분은 높게 평가할만하다.

BC카드 장형덕(60) 사장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단순한 기부에 머무르거나 일회적인 이벤트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BC카드 사회공헌이 한층 더 진화할 것임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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