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기후변화로 키 3M 거대 유인원도 멸종했다

키가 3M인 유인원 ‘기간토피테쿠스 블라키’(Gigantopithecus blacki)의 멸종 원인이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구상에 존재했던 영장류 중 가장 컸던 기간토피테쿠스는 29만 5000~21만 5000년 전에 멸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중국 지역에 살았던 영장류 기간토피테쿠스 블라키(Gigantopithecus blacki)의 상상도. /호주 서던크로스대

멸종 직전 기간토피테쿠스의 지리적 활동 범위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그 이유나 시기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뉴욕타임스와 CNN에 따르면, 중국 척추동물 고생물학·고인류학 연구소, 호주 매쿼리대, 독일 막스플랑크 지구인류학 연구소를 중심으로 미국, 스페인, 남아프리카공화국 6개국 19개 기관 연구진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은 ‘거대 유인원 기간토피테쿠스의 멸종’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현지 시각 10일 과학 저널 네이처에 발표했다.

해당 발표에 따르면 기간토피테쿠스의 멸종 원인은 기후를 포함한 각종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연구진은 70만~60만 년 전 시작된 급격한 생태계 변화가 멸종을 재촉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기간토피테쿠스 화석이 발견된 동굴의 퇴적물에서 나온 꽃가루를 분석한 결과 기간토피테쿠스와 중국 오랑우탄이 처음 살았던 환경은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폐쇄적 형태의 숲이었다.

연구팀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변화가 크게 없고 물도 쉽게 구할 수 있는 환경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멸종 추정 시기인 29만 5000~21만 5000년에는 기후 계절성이 커지면서 숲을 이루는 식물 군집이 바뀌어 숲도 개방적 형태로 변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팀 관계자는 “기간토피테쿠스의 치아 분석에 따르면 거주환경의 변화는 이전보다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줄어들고 물도 구하기 어려워져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서식지의 기후 변화로 인해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졌고 그에 따른 변화에 미처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이 새로운 연구는 인류의 먼 조상의 운명을 밝힐 뿐만 아니라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이미 수백만 년 동안 존재했던 거대한 종조차 쉽게 멸종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김규리 기자 kyuriou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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