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1일(금)

SK가 10년간 사회적 기업에게 준 711억원, 5000억원 성과로 돌아왔다

기업이 경영성과를 높이면서도 사회문제를 더 많이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지난 10년간의 SK ‘사회성과인센티브(SPC·Social Progress Credits)’ 프로젝트는 이 질문에 대한 실험이자, 하나의 해답이다.

사회적 기업이 비즈니스를 하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면, 그 가치를 측정하고 돈으로 환산해 일부를 보상한다. 그러면 기업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높이기 위해 비즈니스 활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한다는 개념이다.

SK는 2015년부터 사회적 기업이 해결한 사회문제 성과를 측정하고, 이에 비례해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SK는 10년 동안 711억원의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했고, 448개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는 누적 5000억원에 달한다.

사회성과인센티브 프로젝트에 참여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자립준비청년을 고용해 벽면녹화, 생화 인테리어 등 조경업 사업을 하는 브라더스키퍼가 있다. 정신장애인 바리스타를 양성하고 카페에 고용하는 히즈빈스도 인센티브를 받았다.

사회성과인센티브의 효과는 이미 국제사회에서 조금씩 주목과 인정을 받는 중이다. 2020년에는 하버드대 MBA의 기업 사례 연구 교재에 소개됐다. 2022년에는 세계 유명 학술지 ‘Management Science’가 그 효과를 검증해 소개했다.

올해부터 다보스포럼(WEF) 산하 사회적기업 육성 재단인 슈왑재단은 사회적가치연구원(SK 산하 비영리연구재단)과 ‘사회성과인센티브’를 연구하고 있다. 다보스포럼과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가 지난 1월 공동으로 펴낸 보고서는 이를 기업과 사회혁신 섹터 간 뛰어난 협업사례로 짚었다. 2024년 8월, 사회혁신 분야 정론지인 ‘SSIR(스탠포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에서는 사회성과인센티브를 글로벌 최초의 민간 기업 주도 성과기반 보상 사례로 평가했다. 이는 글로벌 SSIR 오프라인 매거진에 실린 한국의 사회혁신 첫 사례다.

국내에서는 사회성과인센티브를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SK는 서울시, 경상남도, 전라남도, 화성시, 춘천시 등 6개 지방자치단체와 사회성과인센티브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전국 최초로 ‘사회적경제기업 사회성과 측정 및 보상사업에 관한 조례안’이 제정됐다.

사회성과인센티브 프로젝트 사무국을 맡고 있는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오는 12일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에 참가해, 사회적 가치의 측정과 보상 제도화 방안에 대한 논의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이사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기업이 얼마를 썼는지에 관심 두는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며 “앞으로 대중들의 칭찬은 효과적으로 사회문제 해결 성과를 달성하고 입증하는 기업에 돌아갈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가치의 측정과 인센티브가 기업의 사회문제 해결을 촉진하는 트렌드가 될 날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yev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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