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10일(화)

30대 기업 장애인 고용률 평균 2.3%, 8곳은 ‘미공시’

2023-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6>
장애인 고용률 분석

“고객에 대한 가치 제공, 종업원에 대한 투자, 협력업체와 공정하고 윤리적인 거래,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 장기적인 주주 가치 창출 모두가 기업의 필수적인 목적이다.”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에서 ‘기업의 목적’을 새롭게 선언한지 만 5년이 지났습니다.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서의 전환을 알렸던 BRT 선언 이후,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비재무 보고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더나은미래는 공익 싱크탱크 그룹 ‘더미래솔루션랩’과 함께 국내 매출액 30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심층 분석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 특집 기사를 기획했습니다. 분석 대상은 시가총액 200위 내 기업 중 공기업, (최종)지주사, 금융사를 제외한 2023년 매출액 상위 30대 기업입니다. /편집자 주

30대 기업의 2023년 장애인 고용률 평균은 2.3%로 집계됐다. 이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기업이 공시한 ‘장애인 고용률’을 기반으로 계산한 것으로, 30대 기업 중 8곳(LG화학, SK하이닉스, KT, 현대제철, 삼성SDI, 롯데케미칼, 대한항공, DB손해보험)은 장애인 고용률 지표를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장애인 고용률을 공시한 곳의 약 37%(7곳)가 전년 대비 고용률이 평균 12%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하락률을 보인 기업은 33.3% 하락한 LG에너지솔루션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보고서에 총 장애인 고용률과 함께 국내와 해외 각각의 장애인 고용률을 나누어 표기했는데, 국내는 1.8%로 2022년과 2023년이 동일했지만, 해외 사업장이 0.9%에서 0.3%로 떨어졌다. 이에 국내외 합친 고용률은 1.2%(397명)에서 0.8%(253명)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현대글로비스(21.4% 감소) ▲현대차(11.4% 감소) ▲기아(7.4% 감소) ▲삼성화재(4% 감소) 순으로 나타났다.

◇ 장애인 고용률 ‘하락폭’ 1위,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고용률 감소 이유에 대해 “지난해 전기차 시장 상황을 반영한 글로벌 생산 라인 효율화 작업 등으로 일부 해외 법인의 고용 인력이 일시적으로 감소해 장애인 고용도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장애인 중심의 자회사인 ‘아름누리’를 운영하면서 장애인 직원들이 본사와 오창, 대전 사업장에서 매점, 카페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고용률 감소폭이 컸던 현대글로비스 측은 “상시근로자 수가 증가하면서 장애인 실제 고용률이 감소했다”며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브라보 비버 부산’에 지분투자 방식을 통해 발달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가 고안한 브라보 비버는 발달 장애인의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과 지속가능한 고용을 위해 만들어진 지분투자형 사업장이다. 부산은 올해 문을 열 예정으로, 총 10개의 회사에서 투자를 받았다. 발달장애인 50여 명이 채용돼 초콜릿 등 과자류를 주로 생산할 예정이다.

◇ LX인터내셔널, 현대모비스… 2022년 장애인 고용 하위 기업의 ‘증가폭’ 컸다

LX인터내셔널, 현대모비스 등 2022년 장애인 고용 하위 기업의 ‘증가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두 기업은 2022년 고용률이 모두 2%에 못 미치는 곳이었다.

2023년 고용률 증가폭이 가장 컸던 기업은 LX인터내셔널로 113.3% 가량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증가율에 비해 고용 인원은 크지 않았다. 장애인 고용률이 1.28%(6명)였던 2022년도에 비해 2023년도에는 2.73%(13명)를 기록했다.

LX인터내셔널 측은 “지난해 전국장애인체육진흥회와 함께 고용 관련 협업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고용된 장애인 탁구 선수들은 진흥회가 제공하는 훈련장으로 출근해 대회 출전을 준비하기도 한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선수들에 월급을 지불하고, 정기적으로 만나 불편 사항 등을 청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모비스(33.3% 증가) ▲삼성물산(23.5% 증가) ▲포스코인터내셔널(14.3% 증가) ▲삼성전자(12.5% 증가)로 나타났다. 각 기업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컨설팅(현대모비스)을 받거나, SNS크리에이터, 온라인 비쥬얼 담당 등 활용 가능한 직무를 개발(삼성물산)하는 등의 방식으로 장애인 고용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oil_lin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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