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10일(화)

30년간 폭염일 7360% 늘어난 서울…세계 최대 증가폭

국제환경개발연구소(IIED)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세계 대도시에서 폭염일수가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서울은 30년 사이 폭염일수가 가장 가파르게 급증한 도시로, 7360%의 증가세를 보였다.

30년간 서울 폭염일 수 변화 추이. /기후미디어허브

IIED는 도쿄, 런던 등 세계 인구 상위 20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1994년부터 2023년까지 최고 온도가 섭씨 35도를 넘긴 날이 며칠인지 조사했다. 20개 대도시 거주 인구수의 합은 3억명이 넘는다.

지난 30년간 기온이 35도를 넘긴 폭염일수는 꾸준히 늘었다. 1994년부터 2003년까지 폭염일수는 4755일이었지만, 2014년부터 2023년까지는 6488일에 달했다. 두 기간 사이 36.4%나 증가한 것이다. 30년간 누적 폭염일수는 1만6586일이다.(2004년~2013년 5343일)

세계 전체적으로 보면 폭염일수는 30년 동안 52% 증가했다. 서울은 30년 동안 더운 날이 가장 급격하게 늘어난 도시로, 7360% 증가세를 기록했다. 그 뒤를 부에노스아이레스(3440% 증가)와 자카르타(3200%)가 뒤를 이었다. 이는 각 도시의 30년 동안의 선형 추세선을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다.

2023년 10월 자카르타에서는 30일 연속으로 기온이 35를 넘기기도 했다. 올해 미국, 중국 등 여러 국가에서는 이미 폭염 주의보를 선포했다.

이에 IIED는 폭염의 영향이 불평등하다고 지적했다. 에어컨이 없는 집에 사는 사람들, 그늘진 곳에서 일할 수 없는 사람들이 건강의 위협을 훨씬 크게 받는다는 것이다.

또한 바람직한 건물 및 공공 인프라 설계 방식을 따르지 않은 지역과 상업지구에서는 폭염이 더 심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도시 계획 법규와 규정이 기후 변화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터커 랜즈먼 IIED 선임연구원은 “도시에서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이유는 지식이나 역량, 자원 부족이 아니라 정치적 의지와 관리 수단의 부족이다”며 “정책 전문가와 시민사회 간의 전략적 조정을 통해 기후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yev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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