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0일(목)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환경 소송이 더 이상 ‘패소 전문’이 아니게 되도록”

“환경 소송은 이기기가 굉장히 어려워 흔히 ‘패소 전문’이라고도 합니다. 법이 처음부터 잘 만들어져야 달라지지 않을까요.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법안을 발의하고, 현장에서 잘 적용되는지도 수시로 점검하겠습니다.”

지난 13일, ‘기후 변호사’로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1호가 된 박지혜(더불어민주당·경기 의정부갑) 의원이 더나은미래와의 인터뷰에서 ‘기후 당선자’로의 포부를 밝히며 전했다.

박지혜 더불어민주당(경기 의정부갑) 의원이 지난 13일 더나은미래와 만나 “기후가 곧 경제”라고 강조했다. /박지혜 의원실

박 의원은 서울대 법과대학원에서 환경법을 전공한 ‘기후환경 전문 변호사’ 출신이다. 그는 비영리법인 ‘기후솔루션’ 이사와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막아내는 사단법인 ‘플랜 1.5’ 공동대표를 역임한 ‘기후 당선자’다.

그는 “공대에서 기술 분야 공부를 하다 보니 기술의 부작용에 관심이 생긴 게 시작이었다”고 전했다. ‘기후환경 전문’이 된 결정적인 계기는 2018년 강원 삼척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취소 행정소송 변호사로 활동한 것. 박 의원은 “화석 연료는 저렴한 것이 아니다”라며 “가속화된 기후 변화로 재난을 겪은 사람, 저지대에 살아서 침수 피해를 본 사람 등 환경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그 비용을 대신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결국 화석 연료를 덜 쓰는 것이 사회 전체적으로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국회 내부에서 여야 구분 없이 기후 관련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음에 주목했다. 총선 공약으로 기후 관련 정책이 있었고, ‘기후특위 상설화를 위한 기자회견’에 당을 초월해 8개 정당 모두가 참여했다는 것. 그는 “기후변화로 먹거리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일컫는 ‘기후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기후 변화가 삶의 질에 직결됨에 따라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있다”고 말한다. 국회 내부에서의 기후 정책에 대한 관심도를 5점 만점에 2.5점으로 매긴 그는 “시작이 반이다”라며 “제21대 국회에서 탄소중립에 대한 시작을 알렸으니, 절반의 점수는 획득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제22대 국회에서는 세부과제를 잘 계획하고 달성하면서 남은 점수를 채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 의원이 관심을 기울이는 기후 의제는 온실가스 감축, 그중에서도 재생에너지 보급과 화석연료 퇴출이다. 그는 “RE100을 비롯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이 무역장벽으로 부상해 재생에너지가 국가경쟁력과 직결되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고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으면 수출을 막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보급의 중요도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재생에너지 등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기술과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고 산업전환 과정을 지원하는 등 경제 구조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이 된 박 의원은 “산업 부문에서 기후 위기 대응의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설계할 것”이라며 계획을 밝혔다.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슬로건이 담긴 이미지. /박지혜 의원 SNS 갈무리

박 의원은 ‘기후가 곧 경제’라는 슬로건을 사용한다. 기후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모두가 당면한 과제라는 의미다. 박 의원은 25일 제1호 법안으로 ‘탄소중립산업 육성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조치법안(탄소중립산업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한국형 IRA(탄소중립산업법)’라고도 불리는 이 법안은 국내 탄소중립산업 발전을 위한 지원체계 마련을 비롯해 탄소중립산업 기반 조성 및 재원 조달 계획 수립과 탄소중립산업 특화단지 지정 등을 골자로 한다.

이에 더해 석탄발전소의 조기 폐쇄 절차와 조기 폐쇄에 따른 보상안과 함께 발전소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을 담은 ‘탈석탄법’도 제정할 방침이다. 박 의원은 “산업 전환 지원뿐만 아니라 지역 전환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정의로운 전환 대책 마련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사람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구인 의정부에는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미래에너지 산업을 육성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의정부의 캠프 레드 클라우드(CRC) 등 반환 미군기지 부지에 미래에너지 연구시설 및 관련 스타트업 밸리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기후 경제를 통해 지역 경제를 발전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 내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며 “의정부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 전국적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의 역할은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는 박 의원은 “기후·환경 전문가로서 기후문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실질적 정책으로 끌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kyurious@chosun.com

박지혜 더불어민주당(경기 의정부시 갑) 의원
– 78년생, 제22대 국회 초선 당선자
– 서울대 법과대학 환경법 전공 박사
–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법학 전문석사
– 서울대 조선해양공학, 경영학 학사
– 前 녹색법률센터 상근 변호사
– 前 비영리법인 ‘기후솔루션’ 이사
– 前 사단법인 ‘플랜 1.5’ 공동대표
– 前 SK텔레콤 CSR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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