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2일(토)

일터에 포용성 더하니… 동료 잘 이해하고, 업무몰입도도 높아졌다

“DEI에 공통된 정답은 없습니다. 각 조직에서 지금 겪고 있는 문제에 따라, 구성원들이 느끼는 불편함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방향성이자 여정인 DEI는 여정을 향한 지속적인 움직임이 달성 여부보다 더 중요합니다.”

선종헌 루트임팩트 DEI 이니셔티브팀장이 지난 23일 DEI Lab 세미나 ‘포용하는 일터는 무엇을 바꾸는가’에서 “DEI를 확보하는 것은 위기 대응력을 갖추는 일”이라며 강조했다.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은 일터를 어떻게 바꿀까. 루트임팩트 DEI 이니셔티브팀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3개월간 ▲모두의연구소 ▲청소년기후행동 ▲진저티프로젝트 ▲호이 ▲헤이그라운드와 함께 일터에서의 다양성과 포용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다. 지난 23일에는 헤이그라운드 브릭스 성수에서 3개월간의 사례 및 성과를 공유하는 세미나를 열었다.

장혜정 모두의연구소 컬쳐디자이너가 지난 23일 열린 DEI Lab 세미나 ‘포용하는 일터는 무엇을 바꾸는가’에서 발표하고 있다. /루트임팩트

‘모두의 연구소’와 ‘청소년기후행동’이 주목한 것은 다양성이었다. 각자의 다양함을 이해하고 수용하기 위해 설명서, 카드, 가이드 등의 도구를 마련했다. 먼저 커뮤니티 기반 성장형 교육 플랫폼 기업인 ‘모두의연구소’에서는 개별적 커뮤니케이션 특징에 따른 차이점을 이해하기 위해 ‘나의 커뮤니케이션 설명서’를 작성하고 공유했다. 설명서에는 선호 소통 방식과 의사소통 반응 속도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더해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회의 환경 조성을 위해 ‘롤플레잉 카드’ 등의 도구도 제작했다.

일터에서 실질적인 변화도 발견됐다. 장혜정 모두의연구소 컬쳐디자이너는 “협업하는 동료의 소통방식을 이해한다는 긍정의견 비율이 44%에서 60%로 증가했고, ‘동료가 나의 소통 방식을 이해한다’는 긍정 의견 비율 또한 29%에서 50%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청소년 환경단체인 ‘청소년기후행동’은 미세차별 극복을 위해 조직 내 다양성 가이드 제작을 시도했다. 내부 구성원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고, ‘미세차별’, ‘주류와 비주류’, ‘다양성’ 등의 개념을 정의하는 구성원 워크숍 등을 실시하며 가이드를 완성했다. 김보림 청소년기후행동 사무국장은 “가이드 내에 사회적 위계가 우리의 행동에 반영될 수 있음을 인지한다는 등의 문장을 추가했다”면서 “가장 일상적인 공간에서부터 시작하는 위계를 인지하는 것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확보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홍주은 진저티프로젝트 대표가 지난 23일 열린 DEI Lab 세미나 ‘포용하는 일터는 무엇을 바꾸는가’에서 발표하는 모습. /루트임팩트

구성원의 가족까지 포용하니 업무 몰입도도 높아졌다. 조직 문화 컨설팅 기업인 ‘진저티프로젝트’는 ‘10주년 기념 패밀리 데이’를 열어 가족을 초청하고, 방학 중 보육 서비스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유급 반차와 10만 원의 휴가비를 지원하는 가족돌봄휴가도 시행했다. 프로그램 시행 전후로 ‘공정한 보상과 인정’, ‘업무 몰입도’, ‘심리적 안전감’ 등의 항목에서 구성원들의 긍정 응답이 증가했다.

해외에서도 실험은 이어졌다. 교육 개발 협력 NGO인 호이는 우간다 지부에서 ‘패밀리 데이’를 개최하고, 지부 내 아이를 돌보고 모유를 수유할 수 있는 ‘모성 보호 공간’을 만들었다. 그 결과, 우간다 지부 구성원의 장기근속 의사에 대한 긍정 답변도 100%로 나타났다.

커뮤니티 오피스를 운영하는 ‘헤이그라운드’는 포용적인 일터를 위한 중요한 요소로 일터에 있는 구성원들의 참여에 주목했다. 이에 ▲초보자를 위한 ‘집수리 클래스’ ▲임신부 멤버를 위한 운동 클래스 ▲점자 워크숍 모두 세 가지의 DEI 주제 커뮤니티 행사를 진행했다.

선종헌 루트임팩트 DEI 이니셔티브팀장이 지난 23일 열린 DEI Lab 세미나 ‘포용하는 일터는 무엇을 바꾸는가’에서 발언하고 있다. /루트임팩트

먼저 ‘집수리 클래스’에서는 공구클래스와 전기 클래스로 나눠 벽면에 선반을 설치하고 전등을 교체하는 실습 위주의 수업을 진행했다. 특히 공구 클래스는 여성 멤버만을 위한 특별 클래스로 마련됐다. 헤이그라운드는 “여성은 생애주기에서 남성에 비해 공구를 다룰 기회가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신부 멤버를 위한 운동 클래스는 임신 중인 반려자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도서출판 점자와 함께한 점자 워크숍에서는 추첨을 통해 참석자에게 점자 명함을 제작해 주기도 했다.

정다원 헤이그라운드 매니저는 이를 통해 “성 인지 감수성을 향상하고, 일과 가정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접근성과 장애 인식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선종헌 루트임팩트 DEI 이니셔티브팀장은 “DEI는 운동과 비슷해 고통스럽고 때로는 지치기도 하지만, 하면 할수록 근력이 생기듯 조직의 역량이 성장할 것”이라며 “이제는 이러한 경험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모으고 개선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이라고 전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kyuriou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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