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7일(토)

“2030년까지 친환경 경영 7조 이상 투자”

삼성전자 新환경경영전략 그 후…

폐어망·폐트병이 휴대폰 소재로
50여개국에서 회수한 폐전자제품 569만톤

지난달 30일, 삼성전자는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창의관에서 ‘친환경 에너지 연구센터’ 3차 연도 산학 협력 협약식을 체결했다. 친환경 에너지 연구센터는 지난해까지 에너지 사용량 저감을 위한 열교환기용 착상 방지 코팅 소재, 냉장고 발포 기술 개발 등 총 14개 과제를 완료했다. 올해는 기계공학, 스마트 모빌리티, 융합 생명공학, 신소재 공학 등 다양한 학과의 연구진이 참여해 총 9개 과제를 연구할 계획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성북구의 고려대 창의관에서 삼성전자 DA사업부 위훈 부사장(오른쪽), 연구센터장인 고려대 이호성 교수(왼쪽)가 함께 ‘친환경 에너지 연구센터’ 3차년도 산학협력 협약식을 체결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산학 협력 연구 분야는 크게 ▲주요 가전의 핵심 부품 에너지 고효율화 ▲재생 플라스틱 등 재생 소재 사용 확대 기술 개발 ▲방오 소재·고효율 단열 소재 개발로 나뉜다. 삼성전자 DA사업부 선행개발팀장 위훈 부사장은 “삼성전자와 고려대는 2021년 이래 에너지 고효율 기술과 재생 소재 등 차세대 가전의 핵심 기술 연구를 위한 협력을 이어왔다”며 “다양한 가전에 접목 가능한 혁신 기술을 발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친환경 경영에 속도가 붙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 9월, 기후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경영 패러다임을 친환경 경영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신(新)환경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총 7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기후위기 극복과 순환 경제 구축은 기업·정부·시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한 우리 시대 최대의 도전입니다. 삼성전자는 혁신 기술과 제품을 통해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친환경 생태계 구축을 가속하는 촉매 역할을 하겠습니다(삼성전자 ‘신환경경영전략’ 발표 현장,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자원 순환형 소재를 활용하고, 제품을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내구성을 강화하고, 폐전자제품을 회수하고 재활용하는 것. 삼성전자가 순환 경제를 풀어내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주목하는 사회문제는 해양 폐기물이다. 한 해 전 세계적으로 버려지는 어망은 약 64만톤, 이는 2층 버스 5만대를 가득 채운 규모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부터 폐어망과 페트병 등 폐기물로 만든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갤럭시 S22’와 ‘Tab S8’, ‘갤럭시Z 폴더블 폰’, ‘버즈2 프로’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올해는 ‘S24 시리즈’ 판매로 약 100톤의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약 1000만 개의 500ml 페트병과 동일한 양이다.

▲갤럭시 S24 시리즈에 적용된 친환경 소재 전시. /삼성전자

폐전자제품 회수 및 재활용 전략은 국가별로 다르다. 삼성전자는 현재 50여 나라에서 시행 중인 폐제품 수거 체계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2009년부터 2022년까지 누적 569만톤의 폐전자제품을 회수했다. 폐제품 수거 체계를 2030년까지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180여 나라로 확대하고 2050년까지 2500만톤의 폐전자제품을 수거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1998년 아산 리사이클링 센터(아산RC)를 설립해 가전제품 재활용 체계를 구축했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못 쓰게 된 가전제품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다른 기업의 제품도 수거한다. 이 센터로 들어온 전자제품은 먼저 전처리 과정을 거친다. 파쇄하면 가치가 떨어지는 부품은 손수 분리하고, 나머지 제품은 파쇄기에 넣어 작은 조각으로 만든다. 이후 자동화 공정을 통해 자원 종류별로 분류한다. 폐가전에서 회수한 자원을 원료화하기 위한 과정은 아산RC 이후 여러 제련 업체 등에서 다양한 후공정을 거쳐 마무리된다.

아산RC에서 2021년에만 총 3만2731톤의 구리, 알루미늄, 철, 플라스틱 등 유가 자원을 추출했고, 폐제품에서 추출한 플라스틱으로 만든 5587톤의 재생 플라스틱을 제품 제조에 다시 활용해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과 새로운 제품 생산에 필요한 석유화학 원료 사용을 최소화했다.

미국에서는 2020년부터 모바일 기기 전문 수리 업체인 유브레이크아이픽스(uBreakiFix)와 파트너십을 맺어 소비자가 모바일 기기를 쉽게 반납할 수 있도록 무상 수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총 4만50톤의 폐전자제품을 수거했다.

친환경 제품이 사회 혁신의 도구도 된다. 대표적인 제품이 휴대용 디지털 검안기 ‘아이라이크(EYELIKE)’다. 2017년 국제실명예방기구(IAPB), 연세의료원, 랩SD(LabSD)와 협력해 개발한 것으로, 2018년 베트남에 검안기를 지원해 1만9000여 명의 눈 건강을 지키는 데 기여했다. 2021년부터는 인도, 모로코, 파푸아뉴기니에 디지털 검안기를 확대 지원했다.

김강석 더나은미래 기자 kim_ks0227@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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