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화)

사회공헌 비용, 지출 아닌 ‘투자’… CEO가 직접 챙긴다

국내 100대 기업 대표, ‘기업 사회적 책임’ 설문조사 해보니
“입원급 CSR 전담부서 있다” 77%
대다수가 사회공헌 핵심은 ‘지속가능성’… 기업 전략 등 CSR에 반영하는 곳 늘어
“부수적 업무로 여겨졌던 사회공헌, 기업내 인식 전환 이뤄지고 있다” 평가

국내 대기업 CEO들의 상당수가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지출이 아닌 투자’로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대기업들은 임원급에 의해 운영·관리되는 CSR 전담부서를 갖추고, CEO들이 수시로 CSR 활동 보고서를 보고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나은미래’가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CEO를 대상으로 ‘기업 CSR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CSR에 사용되는 비용을 무엇으로 보느냐’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응답자(61명)의 90%에 해당하는 CEO(55명)는 ‘투자’라고 답했다. ‘지출’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10%(6명)뿐이었다. 준조세나 필요하지 않은 비용이라고 답한 CEO는 아무도 없었다.

미상_사진_CSR_기업사회공헌활동들_2013CEO 61명 중 47명(77%)이 “기업 임원급에 의해 운영되는 CSR 전담부서가 있다”고 답했다. 시가총액 상위 20위권 응답 기업은 모두 임원급 CSR 전담부서가 존재했다. 반면 건설·화학·석유 등 소비자와의 접촉이 많지 않은 중공업 분야 기업은 임원급 CSR 전담부서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CSR 전담직원으로부터 얼마나 자주 CSR 활동을 보고받느냐”는 질문에 ‘필요시 경우에 따라 보고받는다'(29명)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고, ‘한 달에 한 번'(16명)이나 ‘분기별 한 번'(11명) 보고받는 경우도 있었다. 반면 응답 CEO 중 7명은 ‘1년에 한 번 보고받는다’고 답했다.

“CSR 프로그램의 범위를 누가 정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CSR 전담부서'(41명)와 ‘CEO 본인'(11명)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홍보 혹은 기타부서(9명)’ ‘전문성을 가진 외부 NPO(비영리단체) 혹은 컨설팅회사(1명)’도 있었다. 이외에 CSR 관련부서 및 다른 부서와 협의를 거치거나, 사회공헌위원회에서 CSR 프로그램의 범위를 정한다는 기업도 있었다.

“기업 임원 및 직원들이 CSR 현안에 대해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을 받았거나 받을 예정인가”를 묻는 질문에 대해 87%에 해당하는 기업 CEO(53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CSR 관련 교육을 받지 않았거나 받을 계획이 없는 기업은 7곳에 불과했다. 그동안 기업경영의 핵심이 아닌, 부수적인 업무로 여겨져 온 CSR에 대한 대기업의 인식 전환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응답기업 CEO 중 대다수(54명)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CSR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CSR의 핵심으로 ‘지역사회와의 유기적인 소통'(6명)이나 ‘자선과 기부활동'(2명)을 꼽은 이들은 소수에 불과했다.

미상_그래픽_CSR_임원급운영CSR전담부서비용_2013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표준인 ISO 26000 원칙과 관련, 우선 대응해야 하는 주제에 대해서는 기업 CEO별로 답변이 엇갈렸다. 19명의 CEO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과 CSR 관련 조직 구성’을 꼽았고, ‘공정거래'(10명) ‘소비자'(10명) ‘공동체(커뮤니티)'(10명) 등을 꼽은 기업 CEO도 많았다. 반면, ‘환경'(6명) ‘지배구조(5명)’ ‘인권'(1명) ‘노동관행'(1명) 등을 꼽은 기업 CEO는 별로 없었다.

‘기업의 전략·정책·계획이 CSR 프로그램에 반영돼 있느냐’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29명) 혹은 ‘약간 그렇다'(28명)고 답해, 기업의 경영전략과 CSR를 연계시키려는 내부의 노력이 이뤄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문형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CSR은 기업이 전략을 세우고 의사결정을 할 때 빌트인(Built-In)되어 있어야 하지만, 기업이 해외진출을 할 때 현지 인권이나 환경문제, 공정무역 등을 항상 고려하는 건 만만치 않은 일”이라며 “CSR이 체계화되어 있으면, 전담부서 임원이 최고경영자가 의사결정을 할 때 조언을 하는 등 장기적으로 기업 자체의 철학과 가치에 CSR을 녹여낼 수 있는 기초가 된다”고 말했다.

설문에 참여한 기업 CEO 명단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순)

현대차 김충호 사장, 현대모비스 전호석 사장, POSCO 정준양 회장, 삼성생명 박근희 부회장, 한국전력 조환익 사장, SK하이닉스 박성욱 사장, 신한지주 한동우 회장, LG화학 박진수 사장, 현대중공업 김외현 사장, SK이노베이션 구자영 부회장, NHN 김상헌 대표이사, 롯데쇼핑 신헌 대표이사,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대표, LG 김영기 부사장, 삼성물산 정연주 부회장, KT 김일영 사장, 현대건설 정수현 사장, 기업은행 조준희 행장, 삼성SDI 박상진 대표이사, 한국타이어 서승화 부회장, 이마트 허인철 대표, 한화손해보험 박석희 대표이사,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대표이사, 삼성엔지니어링 박기석 사장, 한국가스공사 주강수 사장, 대우조선해양 고재호 사장, SK C&C 정철길 대표이사, 두산중공업 박지원 부회장, 삼성카드 최치훈 사장, 삼성증권 김석 사장, OCI 이우현 사장, LG유플러스 이상철 대표이사, 대우증권 김기범 사장, 현대백화점 하병호 사장, 대우건설 서종욱 대표이사, 코웨이 홍준기 사장, 삼성테크윈 김철교 사장, 한전기술 안승규 사장, BS금융지주 이장호 회장, 금호석유 김성채 대표이사, 대한항공 지창훈 사장, 현대하이스코 신성재 대표이사, LS 이광우 사장, 현대해상 박찬종 대표이사, 한화케미칼 방한홍 대표이사, 두산 최광주 사장, GS건설 허명수 대표이사, 한화 심경섭 대표이사, 두산인프라코어 김용성 대표이사, 롯데제과 김용수 대표, 우리투자증권 황성호 사장, 한국항공우주산업 김홍경 대표이사, GS리테일 허승조 부회장, 한전KPS 태성은 사장, CJ대한통운 이채욱 대표이사, 현대미포조선 최원길 사장, 현대상선 유창근 대표이사, DGB금융지주 하춘수 회장, 신세계 장재영 대표, 유한양행 김윤섭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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