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8일(일)

고양이 퀴즈 풀어 ‘길냥이’ 돕는 게임을 아시나요?

‘착한 게임’ 만드는 사회적기업가들 <1>

소셜벤처 플레이임팩트 김경훈 대표

 

임팩트 게임(Impact game). 재미뿐 아니라 게임을 통해 사회에 이로운 영향력(임팩트)을 미치고자 하는 게임을 이르는 말이다. 1세대 소셜벤처인 ‘트리플래닛’도 게임 속 나무 캐릭터를 키우면 현실에서 나무 한 그루가 심어지는 ‘퍼네이션’ 방식의 플랫폼으로 유명세를 치렀다. 청년 창업가들 사이에서도 임팩트 게임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게임을 통해 공익적인 지식을 알리는 데부터, 기부까지 연결하는 ‘착한 게임’을 만든 3곳의 소셜벤처를 만났다.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 국민 5명 중 1명이 반려동물과 살고 있다. 이중 한 해에 발생하는 유기동물은 8만~9만 마리. 서울 내에서만 9000여 마리에 달한다. 이에 반려동물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하면서, 유기동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청년 창업가가 있다. 소셜벤처 플레이임팩트 김경훈 대표(29)의 이야기다. 

“가수 이효리씨가 유기견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많은 사람이 심각성을 알게됐어요. 하지만 대다수는 행동하지 않았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었어요. 그래서 대학생 때 유기견 보호소 봉사단을 만들어 4년 반 동안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에게 동물들과 함께 하는 즐거운 경험을 만들어주고 입양이나 기부를 하는 장벽을 낮추려고 했죠. 그때 우연히 ‘트리플래닛’ 앱을 알게 됐고, 게임 속에서 유기견 보호소를 육성하면서 실제 보호소 동물도 후원하는 팜(farm)류 게임 ‘웰피’를 구상했습니다.”

김경훈 대표는 유기견 후원 강아지 생활용품 브랜드 ‘웰피(Whelpy)’, 5종의 반려동물 캐릭터 상품 브랜드 ‘멜리언즈’ 등을 만들었다. 2015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참여를 시작으로, H-온드림 5기 펠로,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사회연대은행-IBK기업은행 등 각종 지원사업에 참여하며 창업에 박차를 가했다. 이후 그의 미션에 공감한 개발자와 디자이너 등 3명의 팀원이 합류하면서 지난 2월 1일, 첫 안드로이드용 스마트폰 게임 ‘냥덕능력시험’을 출시했다.

게임 ‘냥덕능력시험’의 시작 화면 ⓒ플레이임팩트

“유기동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수익금 기부’의 한계를 느꼈어요. 보다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저희가 제시하는 솔루션은 ‘행복한 반려생활’이에요.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모든 이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냥덕능력시험 역시, 고양이에 대해 조금 더 쉽고 재밌게 알아갔으면 하는 생각으로 개발했습니다.”

‘냥덕능력시험’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 즉 ‘냥덕’을 위한 게임이다. 이른바 ‘랜선냥덕(고양이를 키우지 않지만 인터넷으로 고양이 사진을 모으는 사람)’인 김 대표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팀원들과 12권의 고양이 관련 서적을 읽었다. 책에서 유의미한 내용을 추려낸 뒤, 이를 1200개의 OX 문제로 게임에 담았다. ‘고양이는 깨어있는 시간 중 50%를 그루밍에 쓴다’ 등 고양이에 관한 지식을 담은 문제를 풀면, 쌓이는 코인으로 게임 속 고양이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 마당에 놀러오는 고양이 캐릭터를 모으고, 장난감이나 가구 등 아이템을 수집하는 재미도 있다.

스마트폰 게임 ‘냥덕능력시험’의 실제 화면. 왼쪽의 검정 고양이 ‘니아’가 주인공 캐릭터다. ⓒ플레이임팩트

사용자는 고양이 관련 상식을 배우면서 실제 길고양이도 도울 수 있다. 게임에서 퀴즈 하나를 풀 때마다 아이템(하트캔디)을 받는데, 이는 한 개당 1원 꼴로 계산돼 유기묘를 구조·지원하는 한국고양이보호협회에 보내진다. 추가적인 후원은 캔디를 결제해 보탤 수도 있다. 김경훈 대표는 “점수별, 후원별 랭킹을 만들고 1등 사용자의 닉네임으로 단체에 기부하는 등 컨텐츠를 즐기면서 기부에 참여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회사도 게임 다운로드를 통해 사용자로부터 얻는 수입의 5%를 기부하고, 차후 게임 내 PPL(간접광고)을 통한 수입의 10~20%도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제 출시 한 달차, 냥덕능력시험의 다운로드 수는 2000명을 넘겼다. 3월 넷째주 중에는 안드로이드뿐 아니라 앱스토어(애플)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면서, PPL·행사 지원 등으로 파트너십을 맺고싶다는 기업들의 연락도 이어지고 있다.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등 유명 온라인 카페를 중심으로 게임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이어지면서, 4월 중에는 사용자들이 한데 모여 고양이 관련 OX 퀴즈를 풀고, 경품을 추첨하는 형식의 오프라인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김경훈 플레이임팩트 대표 ⓒ플레이임팩트

“즐겁게 기부하는 퍼네이션(funation)과 기능성 게임의 장점을 결합해, 각 유저에게 유익하고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반려동물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고, 모든 반려인의 ‘행복한 반려생활’을 위한 다양한 컨텐츠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플레이임팩트 다운받기(안드로이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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