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소멸에 대한 위기의식은 크지만, 지역의 임팩트 금융에 대한 정부나 정치권의 관심은 너무나도 작습니다. 임팩트 금융 하나로 지역의 많은 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정책으로 ‘임팩트 금융’을 함께 논의해야 합니다.”
지난 9월 30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역의 임팩트금융 활성화를 위한 민관 협력 포럼’ 현장에서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지역소멸의 대안으로 지역 임팩트 금융을 조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국가혁신전략포럼과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가 함께 주최한 이번 포럼은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실과 연대회의 사회적금융위원회가 주관했으며,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 협력, KSD 나눔재단과 사랑의열매 경기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으로 참여했다. 이날 행사에는 강원도 원주, 부산시, 제주도 등 전국에서 임팩트금융 관계자들이 발걸음했다.
문진수 사회적적금융연구원 원장은 기조발제에서 혁신기업을 지원하는 임팩트 금융이 성장하려면 “지역에 사회적금융 중개기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개 기관은 공공과 기업, 시민이 출자한 돈을 모아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과 사업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중개기관이 공공과 협력해 지속 가능한 구조를 갖추면, 지역 자금으로 직접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자금 선순환’이 일어난다는 구상이다. 문진수 원장은 중개기관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등 법률 제정이 따라와야 하는 만큼, 사회적금융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장재철 KAIST 교수가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했다. 박준영 강원사회적경제연대 대표는 2022년에 만들어져 대출 지원을 하는 ‘강원 사회적경제 공제기금’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임팩트금융의 운영자금이 풍부해야 투자 등 다양한 지원을 할 수 있어 자금조성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인내자본, 즉 만기가 없는 채권인 ‘영구채’ 형태의 자금이 지역 사회적기업의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문성식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팀장은 “자본으로 인식할 수 있는 영구채를 통해 사회적 기업은 재무 상태를 개선하고, 꾸준한 성과를 내 이자를 상환할 수 있다”며 “안정적인 자본이 옆에서 버텨주면 기업의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김선영 재단법인 밴드 이사는 지역 임팩트 금융 활성 방안으로 사회성과연계채권(SIB)의 법제화를 제시했다. 민간 투자로 사회적 성과를 창출하면 이를 평가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다. 현재 사회성과연계채권은 지자체 조례로만 이루어져 있다. 이에 김선영 이사는 “중앙법이 없어 제도의 불안정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서동오 보건복지부 사무관은 현재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사회서비스 투자펀드에 대해 소개했다. 펀드는 사회적 부양 부담을 낮추기 위해 사회서비스 분야 중소·벤처 기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현재 70억원 규모의 펀드가 조성됐다. 서동오 사무관은 “보건복지부는 펀드 사업 외에도 사회서비스 산업에 금융 지원을 하기 위해 민간 협력 체계를 비롯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가혁신전략포럼은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산업 발굴, 저출생과 지방소멸 등 다양한 사회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국회의원 연구단체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성현 국민의힘 의원이 이끌고 있으며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연구책임을 맡는다. 강명구, 김민전, 김선교, 백종헌, 안철수, 임이자,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함께한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yevin@chosun.com